
안녕하세요, 티스토리 세상 여러분 :)
이제 7월 중순이 훌쩍 지나가고 있네요.
저는 부쩍 간식을 가까이하는 시기가 돌아와서 참지 않고 다 먹는 중입니다. 원래 귀찮음이 배고픔을 이기는 사람이라, 출퇴근하며 더위에 입맛까지 잃으면 또 한동안은 잘 챙겨 먹지 않게 될 것이 분명하거든요.
입맛이 돌 때... 많이 먹어야 합니다 ㅎㅎ
그런 이유로 어제 파운드 케이크를 구웠습니다.
며칠 동안 너무 먹고 싶었는데, 역시나 집 근처에 파는 곳이 없었고
그렇다면 틀을 사서 직접 구워 먹자! 는 결론에 다다랐기 때문이죠...
(사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디저트 카페를 찾아가서 먹었겠지만!)

결과물은 이렇습니다.

첫 시도였는데 꽤 그럴듯한 모양!
집에 한 가지 재료가 없어서 나름대로 대체 첨가를 했는데 확실히 살짝 아쉽더라구요.
다음에 정석대로 다시 만들고, 이번은 ver.1으로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레시피를 조금 적어보려고 해요.
파운드 케이크는 버터, 밀가루, 설탕, 계란을 모두
1파운드씩 넣고 만들었다고 하여 파운드 케이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비율이 1 : 1 : 1 : 1 이면 되니 계량이 쉬운 편입니다!
*저는 전자저울이 없어서 인터넷을 참고해 종이컵과 밥숟가락으로 계량했습니다.
*플라워배터법을 사용했습니다.
- 파운드케이크
버터 100g
박력분 한 컵(약 100g)
베이킹파우더 2 티스푼
설탕 소복이 8스푼(밥숟가락, 약 100g)
소금 한 꼬집
계란 2개
레몬즙 10ml
- 시럽
레몬즙 30ml
설탕 2스푼(밥숟가락)
- 아이싱
레몬즙 30ml
슈가파우더 4스푼(밥숟가락)

우선 계란에 설탕을 넣고 풀어줍니다.
꼭 상온에 1시간 이상 두어 찬기가 사라진 계란을 사용해주세요.
재료들의 온도가 다르면 분리가 일어나기 쉽습니다.

버터도 상온에 두어 말랑해졌을 때 풀어줍니다.

저는 핸드믹서가 없어서 팔을 열심히 써야 했어요.

계속해서 젓다보면 노란색이었던 버터가 아이보리빛을 띠면서
마요네즈 같은 형태가 됩니다!

정신 못 차리고 마요네즈가 되어버린 버터에
박력분과 베이킹파우더를 체 쳐 넣습니다.
사실 버터> 설탕> 계란> 밀가루 순으로 넣는 게 보통 버터반죽법으로 많이 쓰는 슈가배터법입니다.
그러나 버터에 계란을 넣을 때 분리가 일어나기 쉬워서,
핸드믹서가 없고 베이킹 초보인 저는 위에 언급했듯 플라워배터법을 사용했어요.
플라워배터법(Flour batter)은
버터+밀가루 > 계란+설탕 순으로 섞습니다.
이미 밀가루가 섞여있기 때문에 분리가 일어날 위험이 적고, 조금 더 부드러운 식감이 난다고 하네요.

처음에는 수분이 부족해서 잘 안 섞이는 것 같지만

휘젓다 보면 반죽이 점차 하나가 되고

조금 뻑뻑한 크림 같은 질감으로 예쁘게 섞입니다.

예쁘긴 한데... 팔이 떨어질 거 같이 아파요.

팔이 아파서 이때부터는 주걱을 사용했습니다.
틀 살 때 같이 주문한 특대 알뜰주걱(1,000₩)

아까 설탕을 풀어뒀던 계란을 세 번 나누어 넣어줍니다.
한 번 넣고 섞은 상태입니다.

사실 베이킹할 때 주로 하얀 설탕을 쓰시는데, 저희 집에는 항상 갈색 설탕뿐이랍니다.
설탕 종류가 식감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던데 저는 전문가가 아니니 그냥 씁니다.
색이 좀... 진하긴 하네요!

바닐라 익스트랙 대용이랄지...
아무튼 레몬 파운드 케이크니까 레몬즙도 넣습니다.

반죽 완성입니다.
분리도 없고, 전체적으로 잘 섞인 모습입니다.

버터를 발라둔 케이크 틀에 U자로 반죽을 팬닝합니다.
수분이 많은 케이크라 가운데가 부풀기 때문에 오목하게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하네요!
200도로 예열해둔 오븐에 넣고 170도에서 구워줄 건데요,


세상에 이게 무슨 일입니까!
오븐 높이가 너무 낮아서 넣고 구웠다가는
상단 열판에 반죽이 닿아버릴 것이 분명했습니다.
큰 케이크가 아니기에 문제 될 거라고 생각지도 못한 부분...
가로 세로 길이만 생각했던 저의 실수였습니다.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틀에 담긴 반죽을 다시 꺼낸 뒤 에어프라이어로 직행했습니다.
예열해두지는 않았지만 일단 오븐 온도와 같은 170도로 설정하여 넣었습니다.
170도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찍을 때마다 숫자가 하나씩 안 찍혔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이과생의 설명을 기다립니다.

구워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니까 친구와 연락을 나눴습니다.

170도에서 10분 구운 모습입니다!
잘 부풀고 잘 터져 안심했습니다.
내부가 보이지 않는 모델이라 계속 열어가며 정도를 확인했는데,
170도에서 10분/5분
155도에서 10분
구우니 속까지 잘 익었습니다.

식힘망 위에서 가차 없이 털어 꺼내 줍니다.
틀에 버터를 발라놓아 잘 빠진 모습입니다.

색이 약간 진하게 나오긴 했지만,
'빵'을 구웠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격스러웠던 순간!


꼬치로 구멍을 여러 군데 내주고,
레몬즙에 설탕을 넣어 녹인 시럽을 뿌려주었습니다.
이게 바로... 나름대로 했던 대체 첨가였습니다.
레몬향을 내려면 레몬 제스트가 꼭 있어야 한다는데,
저희 집에는 레몬이 없었답니다.
즙이라도 많이 넣으면 괜찮지 않을까 싶었죠...
그런데 너무 과하게 넣어서 맛이 조금 많이 상큼해졌습니다.

아이싱 하기 전에 케이크를 충분히 식혀줍니다.
식히는 시간 동안 설거지를 해야 합니다...
.
.
.
엄마가 빵 굽느라 수고했다고 설거지해주셨습니다.


아이싱을 만듭니다.
슈가파우더는 흘리기 쉬우니 조심하세요!

레몬즙을 조금씩 넣어가며 농도를 맞춥니다.

생각보다 양이 얼마 되지 않아서 당황했습니다.
하얗고 두꺼운 아이싱을 하려면 슈가파우더를 얼마나 써야 하는 걸까요?

윗면 가득 아이싱을 뿌려주면,
드디어 완성입니다!

아이싱은 금방 굳습니다.
밑에 흘러내린 양이 많아서 조금 아까웠습니다.

신나서 사진을 많이 찍었습니다.

엄마가 찬기 빠지면 먹을 거라고 꺼내놓은 자두입니다.

이 사진을 보고 친구들이 연어 스테이크, 살치 스테이크 같다고 했습니다.
밀가루로 스테이크를 만들다니
저는 천재인가 봐요

아무튼 충분히 식혀서 잘라먹었습니다!
단면도 너무 예쁘게 잘 나왔습니다.

엄마랑 동생도 한 조각씩 잘라먹었는데
정말 파는 빵 같다고 맛있게 먹어주었습니다.
레몬을 사는 날 꼭 다시 만들기로 다짐합니다.
긴 글 읽어주신 분들 감사드려요!
맛있는 거 많이 (사) 드세요!
+)

저녁엔 굽네치킨 시켜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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